| [음식 동의보감]회는 반나절 내로 먹어야 | ||
| [뉴스메이커 2005-06-03 10:03] | ||
느긋하지 못하고 속이 좁으면서 이해심이 없는 사람을 일러 흔히 “밴댕이 소갈머리 같다”고 한다. 이 말은 밴댕이의 급한 성질에서 연유한 것인데, 밴댕이는 그물에 걸리면 제 성질을 못 이기고 파르르 떨다가 바로 죽어버린다. 그래서 어부들도 살아 있는 밴댕이를 구경하기 힘들단다. 냉동 시설이 발달하지 못했던 70년대까지만 해도 밴댕이를 횟감으로 쓸 수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다 커봐야 겨우 10cm 안팎인 밴댕이는 볼품없는 생김새와 달리 맛은 아주 일품이다. 기름기가 많아서 고소한 맛이 강하고 싱싱한 것은 입안에 단맛이 감돈다. 특히 5월 중순부터 6월에 걸쳐 강화도 앞바다에서 잡히는 밴댕이는 맛도 가장 좋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가을에 집 나간 며느리는 전어가 불러들이고 봄철에는 밴댕이가 돌아오게 한다”는 말이 전해올 정도다. ‘증보산림경제’라는 옛 문헌에도 “소어(밴댕이)는 탕과 구이가 모두 맛이 있고 회로 만들면 그 맛이 준치보다 낫다”고 극찬한다. 밴댕이는 뼈와 내장을 살짝 발라내고 깻잎에 싸먹는 밴댕이회, 노릿노릿 구워 뼈째 씹어 먹는 고소한 밴댕이구이, 한치랑 온갖 야채와 함께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밴댕이회무침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밴댕이 젓갈이다. 김치 담글 때 밴댕이 젓갈을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해지면서 밴댕이 특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또 소금에 잘 삭힌 밴댕이 젓갈에 파, 마늘, 풋고추 등 갖은 양념을 넣고 버무려 놓으면 아무리 입맛이 없을 때라도 밥 한그릇이 뚝딱이다.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 장군이 밴댕이 젓갈을 전복, 어란과 함께 어머니께 보냈다는 구절이 나오며, 임금님이나 높은 벼슬아치에게 바치는 진상품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조선시대 사옹원에는 임금께 올리는 밴댕이를 관장하던 소어소라는 직소까지 있었다. 맛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풍부한 밴댕이는 근육 100g당 열량이 215㎉, 단백질 16.3%, 지방 16.5%로 멸치보다 높다. 칼슘과 철분 성분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 미용에도 좋으며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이나 허약체질에도 효과적인 식품이다. 강화도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우스갯소리 중엔 “팔십 노인이 밴댕이를 자주 먹으면 주책을 부린다”거나 “밴댕이를 잔뜩 먹고 나서는 외박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 그만큼 정력증진과 체력보강에 좋다는 뜻이 되겠다. 싱싱한 밴댕이를 고르려면 등에 은빛이 흐르고 반들반들 윤기가 나는지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밴댕이는 바다에서 건져 올린 후 12시간 이상이 지나면 하얗던 살이 붉은색으로 변해가면서 생물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대개는 젓갈로 담가 먹는다. 따라서 싱싱한 밴댕이회를 즐기고 싶다면 산지로 직접 가는 것이 가장 좋은데, 강화도 밴댕이는 7월 중순부터 금어기가 시작되니까 그 전에 시원한 바닷바람도 쐴 겸 초여름 나들이에 나서도 좋지 않을까 싶다. 〈한의사·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 조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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