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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해삼을 볶아먹는 맛은 어떨까?

성수농원 2008. 5. 15. 07:52

 

 

홍삼

 

 

 

무게를 달아보니 1kg이 조금 넘는다. 괴물홍삼이다

 

굴욕이다. 어른 네명이서 홍삼 한마리 해치우지 못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크기가 장난 아녔으니까. 잔뜩 움츠려든 홍삼이 어찌나 크던지 웬만한 참외는 저리 가라다. 저울에 올려놓자 바늘이 1kg을 가리킨다. 세상에나.... 지난 2월, 촬영차 제주도에 가서 맛본 홍삼이 그랬다.

 

 

 

맛객 손가락은 긴편이다. 하지만 홍삼을 절반밖에 쥐지 못했다. 그래 니 몸통 굵다

 

하루 종일 촬영을 하느라 몸은 피곤했지만 그대로 잘 수는 없는 일. 동행했던 옥PD와 한 잔 하기로 결정보고 바로 아래층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해녀의 집은 민박과 식당을 겸업한다. 주문도 않고 잠시 얘기를 나누는데 해녀 할머니가 수족관에서 해삼을 꺼낸다.

 

“이거 5만원에 잡숴”

 

우리가 대화를 나누느라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내 가격을 내린다.


“그래! 3만 5천원에 준다”

 

그때서야 관심을 보이며

 

“우와 크다! 그거 어디서 가져왔어요?
“줏어왔어”
“네? 줏어와요? 어디서요?”
“바다! 저기 바다에서”
“네에? 하하하하하!!!”

 

 

 

소녀같은 해녀할머니, 이 할머니를 비롯해 다른 해녀분들도 모두 살갑게 대해주었다.

제주도는 바가지다! 라는 인식을 퍼뜨리는 장사치들은 대부분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다 

 

해녀 할머니는 연세가 꽤 있어 보였다. 하지만 밝은 표정에 농담까지 즐기는 걸 보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홍삼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 먹으라고 준다. 크으~ 안주면 섭하지. 한라산 소주 한잔 털어넣고 내장을 입속에 넣었다. 짭짜름도 잠시 홍삼의 향취에 취한다.

 

 

 

 

홍삼이 커서 그런지 한번에 썰어내지도 못한 채 일부만 먼저 가져다준다. 으음... 그런데 오우~ 이... 이거 딱딱해도 좀 딱딱해야지. 홍삼! 한번 해보자는 거냐?  웬만하면 참고 먹겠지만 이건 아니다. 안되겠다 싶어 직접 칼을 잡았다.

 

 

 

 

 

 

 

일단 칼집을 낸 다음 얇게 회를 쳤다. 흐음~ 이제 낫네. 그런데 또 다시 고민이다. 이 많은 걸 어떻게 다 먹지? 마침 우리 말고 손님 한테이블이 더 있기에 홍삼을 조금 가져다주었다.

 

그래도 처치곤란일 정도로 많다. 해녀 할머니가 해법을 제시한다.

 

“볶아줄까? 볶아서 먹으면 부드럽고 맛나”

“그래요? 그럼 조금만 놔두고 볶아주세요”

 

해삼을 볶는다는 게 썩 내키진 않지만 어차피 다 먹지도 못할건데. 언젠가 어떤 사람이 해삼을 튀김으로 먹었다는 글을 읽은 적 있는데, 내가 볶음으로 먹게 될 줄이야.

 

 

 

 

 

 

홍삼볶음

 

볶은 해삼은 의외의 식감이었다. 돌처럼 단단했던 게 금세 탄력적으로 변해 있었다. 뭐랄까. 식은 돼지코나 턱살을 먹는 식감이랄까. 덕분에 회로 먹을 때보다  먹는 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다 결국 다 비우지는 못했다. 그땐 이색 식경험으로 만족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나는 건 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홍삼이기 때문일 터.  해녀 할머니 특유의 넉살도 그립다.  (2008.5.14 맛객)

 

 

진짜 맛있게 먹은 홍삼은?

 

 

성산포에 있는 또 다른 해녀의 집

 

 

괴물 홍삼에 비하니 귀엽다고밖에...

 

 

12,000원에 한마리를 썰었다. 요놈 몇점 먹고 났더니 금세 입안이 상쾌해진다. 홍삼은 매서운 바다바람을 맞으며 먹어야 실감나는 맛을 경험하게 된다.

 

 

 

추운 몸은 쐬주로 달래가며 말이다.

 

 

옥호: 소라의 성(해녀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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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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